1990년 대 초반 작가 '노지마 신지'는 '고교교사', '인간실격', '미성년' 등에서 이지매, 근친상간, 원조교제 등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랄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아름답게 표현하면서 높은 시청률(고교교사:33.0%, 인간실격:28.9%)를 기록하는 한편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작품들을 모두 2000년 대 중반에 보면서 새삼스럽게 충격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08년 2사분기 드라마 '라스트프렌즈'는 그 동안 잊고 있던 위의 드라마들을 생각나게 해주었습니다. 일상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선남선녀 등장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내적으로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최근 일본 동경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참기 힘든 답답함이었습니다. 빽빽한 빌딩과 수많은 사람들, 좁은 객실 벽면을 빈틈없이 매우고 있는 광고들 속에서 조용히 신문지를 1/4로 접어서 보고 만화책을 탐독하는 아저씨들의 모습은 한국에 비해 무척 생소했습니다. 한국에서 그 흔한 쩍벌남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선진 의식일 수도 있겠지만 잘 짜인 시스템 안에 묶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과연 내가 이런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심적으로 많은 부분을 억압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의 시위, 초불집회, 응원 등 이탈과 반항의 기회가 적은 일본에서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내적 스트레스를 해소할까 궁금해집니다. 이런 해소 방법이 희소하기 때문에 극단치의 모습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라스트프렌즈'는 두 가지의 큰 줄기가 있습니다. 우선 21세기 일본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심각한 내적 상처와 이를 치유하기 위한 혈연이 아닌 우정, 사랑으로 형성되는 대안적인 가족의 실험을 다루면서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우선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고민은 과거의 그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과거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어려움과 성공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던 것에 비해 이 드라마는 삶을 영위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이 노출되지는 않습니다. 각자 자신의 원하는 분야의 일을 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그들은 심각한 내적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 정체성, 섹스 공포증, DV(Domestic Violence) 등 평범하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고뇌는 과거와 다른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심리를 다루면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호기심을 주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선남선녀들의 심각한 내적 상처와 삶의 방황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가지지만 한편으로 평범한 자신들의 삶에서 안도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등장인물들은 평범한 가족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현대 사회 가족의 의미가 축소되면서 현재 젊은이들의 문제는 과거 그들의 부모들 역시 형태는 다르지만 겪었던 것들입니다. 이런 문제가 원활히 부모대에서 해소되지 못  하면서 그 자녀들에게 까지 지속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혼, 버려짐 등 결손 가정 속에서 사랑에 목마른 이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수 십 년에 거쳐 현대화되는 사회에서 사회적 병폐는 결국 대를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치유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제시됩니다. 과거 도모토 츠요시가 주연으로 나왔던 '홈드라마'처럼 혈연이 배제된 우정으로 형성되는 가족이 제시됩니다. 물론 남녀의 관계 속에서 우정과 사랑의 경계선이 무너지면서 이 가족 형태 역시 위험하지만 등장인물들은 이 속에서 자신의 고독과 고뇌를 극복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화려한 캐스팅만으로도 향후 많이 회자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급격한 현대화가 진행된 일본의 사회는 많은 내적 병폐를 내재한 채 지금까지 전진해왔습니다. 더욱이 최근 10년의 경제 침체 과정에서 젊은이들은 과거 세대가 가졌던 꿈도 상실한 듯합니다. 삶의 목표가 사라진 일본 젊은이의 모습은 국내 젊은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취업을 고민하게 된 효율성이 중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살아가고 있을 입니다. 상처 입은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과연 이후  어떤 치유의 과정을 거쳐갈지 궁금합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비극과 절망이 숨어있을 수도 있기만 어떤 결말이 오더라도 긴 여운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글들]
2008/05/22 - [방영중] - [드라마/체인지] 총리대신이 된 키무라 타쿠야 기대된다.
2008/05/16 - [방영중] - [드라마] 'Around 40'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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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하하 ㅎㅎ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은 학업 문제로 청소년들이 과중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병역 문제는 또 어떡합니까? 학교 시설과 시스템은 어떤지요? 억압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다니요.. ㅎㅎ 일본의 경우는 그래도 학생들 스스로가 장래에 하고 싶은 직업을 택하기 위해 공부만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잘 짜여진 사회 속에서 자신들만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본이야 말로 선진 사회입니다. 한국은 좀 철이 없달까요. 글쓰신 분께선 너무 근시안적으로 문제를 바라보신 것 같다는 소견입니다.

    2008/05/28 14:49
    • 더즈  수정/삭제

      글쎄요...일본이 저희보다 10년 이상 앞서있는 선진사회라는 측면에 동의합니다. 사회적 시스템이 선진화되어 있는 반면 개인적 활동의 폭을 그렇게 넓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연 일본 10대의 개성은 도를 넘어서지만 20대 이상 사회에 편입된 이후는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제가 접한 일본은 드라마를 통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왜곡된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확실히 좁은 시각일 수 밖에 없구요. 그래도 일본 드라마에서 드러나는 일본 문제의 양상은 한국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한국의 문제보다 휠씬 적랄하고 심각한 것 같습니다.

      2008/05/28 15:53
  2. MOMO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 만을 통해서 이런 글을 쓰시다니 님은 참 예리하신것 같습니다.
    잘 짜여진 시스템안에 묶여 있다는 느낌... 참 공감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은 그걸 모른다는 거지요.
    모른다면 묶여 있는게 아니라는 말일 수도 있어요..
    우리가 볼때만 묶여 있는 듯 보일 수도..

    그런 의미에서 하하님의 잘 짜여진 시스템 안에서 개성을 발휘한다고
    평가 할 수도 있겠네요.
    일본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일본문제의 양상은 한국보다 심각하다는 것에는
    인정할 수 없네요.
    저는 이 드라마를 본 한국인이지만 드라마 안의 모든 인격들을 실제도로 접해보았습니다.
    절대 일본에만 있는 적랄하고 심각한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2008/05/31 21:13
    • 더즈  수정/삭제

      일본드라마에서 다루는 문제의 깊이가 한국드라마보다 좀더 신랄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내제된 문제는 유사할 듯 합니다. ^^

      2008/06/02 11:43

5 1일 일본 동경으로 3 4일 간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곳은 동경의 인공섬인 오다이바였습니다. 특히 그곳에 있던 후지TV 본사 건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후지TV 단면에 붙어있던 5 12일 첫 회가 방송된 체인지의 플랫카드를 보면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었습니다. 당시 동경 시내 곳곳에서 체인지의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체인지그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1화 시청률이 23%로 키무라 타쿠야 주연의 게츠쿠 드라마로서 실망스러운 수치였던 것 같습니다. 그의 명성에 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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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무라 타쿠야와 후카츠 에리 그리고 아베 히로시의 주연급 배우 3인방의 화려한 캐스팅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촉발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연출자인 사와다 켄사쿠 역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라이드, 히어로의 최근 드라마와 과거 작품이지만 국내 매니아들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립스틱, 비치보이즈, 춤추는 대수사선을 공동으로 연출한 최고의 연출자입니다. 그와 함께 히어로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후쿠다 야스시가 극본을 썼기 때문에 이들의 제작 호흡은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후쿠다는 최근 갈릴레오, 구명병동 24시의 극본을 작성했었습니다. 최고의 배우와 제작진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기대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1,2
회에서 '체인지'는 일본 드라마의 특유 신속한 전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였으면 최소 4회 이상은 전개할 수 있는 내용을 압축해서 빠르게 전개시켰습니다. 이런 스피디함은 일본드라마의 강점이자 단점인 듯합니다. 사족은 제거되지만 배우들 사이의 감정 라인마저 단축되면서 시청자가 충분히 동화되지 못 하는 한계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단점이 커버되었던 것이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의 드라마가 한류 붐을 일으켰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총리가 된 풋내기 아사쿠라의 정치 수업이 주된 스토리인 만큼 초반부의 빠른 전개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통일성과 응집성을 살려줄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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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에서 가장 선진화되지 못한 부분이 교육과 정치라고 합니다. 그 만큼 개선을 위한 비판한 부분이 많고 이야기꺼리가 많은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관련된 드라마는 이번 분기 고쿠센3, 루키가 방영되는 것처럼 매 분기 끊임없이 제작되고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반면 병원, 경영 등에서 정치적 관계를 다루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정치 관련된 드라마는 그리 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정치는 1,20대들이 무관심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는 시청률이 중요한 만큼 쉽게 정치 이야기를 기획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키무라 타쿠야를 통해 시청자들을 정치로 관심을 돌려 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무관심했던 분야인 만큼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전달할 수 있는 내용들은 휠씬 많을 것입니다. 마치 블랙박스를 열어보는 긴장감을 가지고 폐쇄적인 국회를 드라마를 통해 파헤쳐볼 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끝으로 갈릴레오의 극본을 작성한 후쿠다 야스시와 히어로 같은 수사물을 연출한 연출자 사와다 켄사쿠의 성향이 방영되면서 체인지의 매회 후반부에는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화 선거의 결과, 2화 총리 선출 관련한 반전의 요소는 사실 그렇게 큰 반전의 놀라움은 없지만 그래도 매회 클라이막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보수적이고 구태의연한 정치 세계에 입문한 초등학교 출신 선생의 정치가로 사는 삶 자체가 모순적입니다. 회를 거듭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연출과 키무라 타쿠야의 연기력이 향후 인기몰이의 결정적 요소가 될 것입니다.


국내 일본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체인지가 시작되었습니다. 기대에 비해 시작은 미흡하지만 초반부 비현실적이지만 정치가 이렇게 변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심어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다양한 전문 직업인을 연기하고 항상 멋지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만들었던 키무라 타쿠야의 열연과 일본 정치변화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이 드라마를 통해 충분히 연출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전 글들>
2008/05/19 - [2000년대 중반] - [드라마/온에어] 종방을 아쉬워하면서...
2008/05/16 - [방영중] - [드라마] 'Around 40'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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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서는 20살이 넘어서 성인이 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생각했습니다. 20대는 30대가 되면 삶의 방향이 결정되고 한가지 목적을 향해서 매진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넘어가면서 고민의 개수는 증가하고 깊이는 심화되었습니다. 어쩌면 ‘현재를 살아간다’는 말은 이렇게 나이를 들어가면서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해결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일본의 2사분기에 ‘Around 40’ 라는 드라마가 방영 중입니다. 39살의 미혼 여성과 일찍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주부를 탈출할 꿈을 키우는 그녀의 친구, 그리고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 대한 상대적 우위를 통해 발견하려는 주인공의 후배를 통해 일본 30대 여성의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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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5년 전 불현듯 사라졌던 과거의 남자와 재회하게 됩니다. 그녀는 5년 전 과거의 자신을 기억하면서 행복에 빠지지만 현실과의 왠지모를 괴리를 느끼게 됩니다. 39세 미혼 여성의 결혼, 출산이라는 문제에서 도피해서 과거로 회귀하고 싶은 그녀의 감정이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현실 도피와 과거의 집착이 그녀를 환상으로 몰아넣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2가지 측면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선 40세를 바라보는 30대의 삶을 조망한다는 측면입니다. ‘서른즈음에’ 라는 노래처럼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됩니다. 청춘의 끝으로 삶의 황금기가 끝났다고 생각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는 그 후, ‘동화에서 왕자와 공부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의 스토리에서 그 이후 이야기가 궁금한 것처럼 30대 이후의 이야기는 의외로 매력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희소성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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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여성의 삶을 조망한다는 측면입니다. 한국에서 30대 여성은 일반적으로 가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줌마로 분류되면서 일반적으로 특별함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그녀들의 삶을 세분화하고 숨어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내면서 독특한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0대 중후반의 나이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 나이였습니다. 10대의 무모함, 20대의 폐기, 60대 이후의 새 출발 등 기존의 다양한 소설, 영화, 드라마 등에서 그 시기를 새롭게 조명하려했지만 30대는 오히려 소외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소외된 이야기를 멋진 여성과 남성들이 중심부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평범하지 않은 외모 자체가 현실과의 괴리를 야기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일반인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중반부의 스토리, 과거와의 단절하고 현재와 대면하기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 미래를 향한 그들의 생각과 고민이 어떻게 전개될지 고민이 됩니다.

<다른 글들>

2007/11/17 - [방영중] - [일드추천]갈릴레오 - 해결이 불가한 초자연적 사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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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그 존재의 희소성과 행위의 의외성 때문에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천재들의 독특함 때문에 일반인과 쉽게 어울리지 못 합니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은 이런 독특함을 그들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쉽게 납득하는 것 같습니다. 천재들의 삶은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그들의 비일상성은 일반적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쉽게 자극하기 떄문일 것입니다. 2007 4사분기의 일본 드라마 갈릴레오와 미국 드라마 ‘NUMB3RS’ 에는 물리학과 수학의 천재가 등장하고 그들은 비상한 머리를 이용해서 풀리지 않는 난제를 해결합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의 사건들의 해결과정보다는 그 천재들이 세상과 관계를 맺어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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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천재들은 난관에 부딪힌 범죄들을 알 수 없는 그들의 언어(물리 법칙이나 수학 공식)를 통해서 해결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세상과 대화하는 방식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갈릴레오의 천재 물리학자인 유카와 마나부는 극 중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 아이작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순간 발견한 것은
중력만이 아니라 세상과의 유대였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피사의 사탑에서 두 개의 구슬을 떨어뜨렸을 때
친구에게 기쁨의 편지를 썼지
과학자의 일상은 단조롭네 사람과 만날 기회도 적지
하지만
지루한 실험을 반복하는 가운데 찾게 되는 세계가 있네
무미건조한 연구실에서 사람과의 유대를 느낄 때가 있지
과학자는 결코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니네
뉴튼이 그렇듯이
갈릴레오가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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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갈릴레오라고 불리는 괴짜입니다. 철저히 자신의 흥미가 생기는 분야에 몰입하는 스타일의 천재입니다. ,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할 때 그 사건에 몰두하여 사건의 트릭을 밝혀냅니다.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오해, 시기, 질투 등과는 철저히 자신을 분리시키려고 합니다. 냉철한 천재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일반인이 경험하기 어려운 반복적이고 지루한 그 실험 속에서 일상에 숨겨진 법칙을 발견하고 증명함으로써 인류에 이익을 줍니다. 이런 노력 속에서 맺어지는 결실은 수천, 수백만의 생명을 살리고 복지를 증진시킵니다. 이런 간접적인 대화를 통해 그들은 스스로의 영역을 고수하면서 세상과 소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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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NUMB3RS’의 천재 수학자인 찰리 엡스는 적극적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자신의 업적을 달성하는 일만큼 FBI인 형을 도와 범죄를 해결하는 일에 몰두합니다. 자신의 불완전한 논리에 의해 죽어가는 FBI 요원을 보며 괴로워하고 범죄에 희생되는 사람들을 동정합니다. 갈릴레오에서 철저히 인간적 감정을 배제하는 유카와와 다르게 찰리는 감정을 공유하는 차이점을 보여줍니다. 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래리 교수는 자신의 일보다 형의 일에 신경을 쓰는 그를 보며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찰스, 자네가 물고기나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건 믿네만
단지 동료 대 동료로서 한가지 충고를 하고 싶네
그게 뭔데요?
예측할 수 있다는 것과 통제할 수 있다는 건 다르다네"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인간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해결하려는 찰리는 고뇌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확률과 통계라는 불확실성을 다루는 논리를 통해 그는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그는 천재가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자폭탄의 실마리를 만들었던 아인슈타인 박사가 그로 인한 핵폭탄의 폐해에 괴로워하며 인류 평화을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천재들은 자신의 재능을 인류의 복리 향상을 위해 노력을 합니다. 신에게 받은 재능을 인류에 환원하려는 그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발휘되는 경우입니다.

천재도 세상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소통을 합니다. 그들의 재능은 인류의 복리 향상에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일상적인 사람과 함께 숨쉬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의 편견이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자신과 다른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의 특성상 천재들 역시 동물원의 사자처럼 강하지만 구경의 대상으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이 문제는 장애인들이 일반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상이함' 에 대한 포용이 필요합니다. 천재들 역시 그들의 고민을 가지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다른 인기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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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6 - [방영중] - 비극을 완성하는 기하와 수지니의 캐릭터와 연기 - 태왕사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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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넘버스 시즌4 작업 개시

    Tracked from 작은평화의 영상번역 이야기  삭제

    XTM에서 방영 중인 넘버스 시즌4를 작업하게 됐습니다. 구구단도 6학년 올라가면서 외운 작평이기 때문에 이걸 한다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 심했습니다 -_-;; 이제 1편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역시나... 수학 용어가 대책 없이 나옵니다. 시즌4 1편에서는 `내쉬평형'과 `방위 배치 이론'이 나오는군요.`방위 배치 이론'은 제가 임의로 만든 거랍니다. 사실 이론은 아니고 `배치법'이라고 하는 게 맞는 말인데 어찌 하다 보니 이게 더 괜찮..

    2008/07/2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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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평화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XTM에서 방영 준비 중인 넘버스 시즌4를 작업하고 있는
    번역 작가랍니다. ^^
    포스팅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종종 놀러올게요 ^^
    아... 트랙백 하나 보냅니다~

    2008/07/29 02:58
    • 더즈  수정/삭제

      감사합니다..영어 잘하시는 분 너무 부럽습니다. 좋은 번역 기대할께요 ^^

      2008/08/01 13:31

어느새 30살을 넘은 지금 되돌아볼 때 내게는 이렇다할 청춘이 없었다. 남자중학교, 남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내게 그 당시 세상에 남성만 존해했다. 학원물에 나의 성향은 내 과거에 대한 보상심리가 아닐까 싶다. 미츠루 아다치의 학원 만화들-터치, H2, 러프, 미유키-은 흐릿한 중고교를 헤쳐나올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개인적 베스트 영화인 조승우와 손예진 주연의 <클래식>은 내 삶의 공허한 부분을 인지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은 돌아갈 수 없는 시기에 대한 안타까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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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사분기 개츠쿠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고 충분한 즐거움을 주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방영 당시 보지 못하고 우연히 친구가 추천해서 보게 되었고 첫편을 보고 1주인만에 끝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지금은 마지막편을 남겨둔 채로 마지막편 방영 전 스페셜 영상을 본 후로 결말에 대한 궁금증과 마지막편을 봐야하는 아쉬움을 마음에 품고 글을 적어 내려 갑니다. 아래 동영상의 물풍선 씬은 이 드라마를 본 모든 사람이 기억하는 장면일 겁니다. 청춘의 순수함과 생기를 그대로 담아낸 이미지 컷일 수도 있지만 연기하는 그들은 정말 즐거워 보입니다.
[7편 물풍선 씬...]

이와세 켄을 연기한 야마시타 토모히사 일명 야마삐의 소심함과 담담함에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자신의 모습에 투영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여자의 결혼은 상상만으로도 참담해지지 않을까...물론 결혼 후 이혼을 기원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마음은 왜곡된 사랑으로 변질된 것일 것이다. 너무 가까웠지만 어쩔 수 없이, 외부적 환경이든 사람의 성향 때문이든 서로 함께할 수 없고 어느새 시간이 지나 서로의 결혼식에 올 것인지를 묻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의 신부가 된다. 과거로 되돌아갈 것을 간절히 기원할까? 아님 그냥 체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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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타다 테츠야(후지키 나오히토)는 어수룩하고 장소와 때를 가리지 못하지만 자신 안에서 내린 답을 말할 수 있는 결단력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바로 성장하는 모습, 자상한 모습...왕자님이다. 단지 한국과 다른 점은 재벌가의 아들도 아니고 평범한 환경에서 성공할 자질을 보여준다고 할까...요시다 레이(나가사와 마사미) 두 남자는 어떤 존재일까. 한 명은 자신의 과거이고 한명은 자신의 미래일까? 자신의 소중한 청춘에 언제가 곁에 있었던 사람, 켄조에 대한 마음을 단념한 순간 이렇게 멋진 왕자님이 나타났으니 그녀의 선택을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다치 미치루의 만화는 언제나 소꼽친구를 선택하지만 여기서는 어떻게 될까...아직 결말을 못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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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매력적인 5인방의 청춘이 고스란히 켄조와 레이의 애정 관계에 묻어있다. 오쿠 에리(에이쿠라 나나)는 미스 릿츠 출신으로 언제나 주변에 남자가 있지만 사랑에 목말라 있는 캐릭터로 그녀 곁에도 언제나 츠루(하마다 가쿠)가 있다. 쿨하지만 왠지 구식이라는 느낌을 주는 에노키도 미키오(히라오카 유타)...아마 그의 2번에 걸친 회전목자 러브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함께한 그들의 추억을 엿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저런 친구들이 있는가? 다행이 내게는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고 가정을 이루면서 과거처럼 매일 함께할 수 없지만 추억은 남는다. 종종 느끼는 그리움과 만났을 떄의 반가움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


<마지막편 전 스페셜...드라마를 끝내는 배우들의 심정...>

좋은 드라마는 배우들 사이에 좋은 관계를 맺어준다. 최근 끝난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처럼 이 <프로포즈 대작전>을 연기한 배우들은 서로 친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편 방연전 스페셜 영상은 아쉬움을 더욱 배가시킨다. 덜 가공된 드라마 현장 모습에서 배우들이 가지는 즐거움과 아쉬움에 공감하면서 어느새 그들과 동화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엔딩곡]

어릴적에 <샛별공주>라는 만화의 마지막편을 보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이 마지막 콘서트를 하면서 끝났던 것 같다. 지금은 어릴 적의 그런 아쉬움과 긴 여운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끝은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진다.

언제나 끝은 아쉽다. 특히 드라마의 끝을 본다는 것은 그 드라마에 심취해왔다는 것이 아닐까. 다시는 그 배우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시즌2,3 가 만들어진다고 하다라도 언젠가는  그 드라마의 끝은 올테니까. 프로포즈 대작전이 만들어진 4개월을 나는 1주일도 안되는 기간에 소화한다. 그 기간에 담겨있느 그들의 우정과 성장을 공감할 기회도 없이 내일이면 다른 스토리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안타까움일이다. 그래도 내 기억 어딘가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종종 생각이 날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결말을 봐야겠다...
 
p.s.
마지막 편을 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요정으로 나오는 미카미 히로시입니다. 과거 립스틱의 교도관으로 히로스에 료코와 연기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요시다 레이를 연기한 나가사와 마사미의 웃는 모습에서 히로스에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요정에 어울리지 않지만 마지막편에 접근할면서 요정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 자체로 오로라가 풍기는 배우입니다. 대사를 할 때 마치 연극의 독백같은 분위기가 느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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