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가 전주에 완결되었습니다. 나의 2사분기 주말을 더욱 기다리게 만들어준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최강희라는 배우가 이렇게 매력적인 연기를 하는구나’ 라는 작은 발견을 할 수 있었기에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최종회를 보고 사실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결말의 의도가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원작 소설을 보게 되었고 이제서야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드라마와 소설은 비슷하면서도 무척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원작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작은 변형들이 결국 전체적인 느낌을 다르게 만든 것 같습니다. 원작은 드라마처럼 트랜디하지도 쿨하지 않습니다. 쿨한 척하는 그녀들이 이야기입니다. 최강희처럼 사랑스러운 은수도, 지현우나 이선균만큼의 매력적인 태오, 영수도 없습니다. 좀더 현실 속의 보통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어쩌면 원작 속의 ‘달콤한 나의 도시’는 역설적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드라마와 소설은 좀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고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는 ‘늦음과 이별’의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물론 ‘사랑’은 스토리의 중심 소재입니다.
우선 주인공과 그녀의 친구들은 31살로서 삶의 터닝포인트를 경험하게 됩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스스로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찾아올 것입니다. 그 나이는 ‘싱글즈’의 주인공 나난에게 29살에 찾아왔던 것처럼 은수와 친구들에게는 31살에 찾아왔습니다. 30살 초반은 자신의 새로운 존재감을 찾는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는 너무 잘난 사람이 많고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이 나이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터닝포인트에서 과연 새로운 시작이 가능한가라고 자문을 하게 됩니다. 물론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는 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원작과는 사뭇 다르지만 은수와 그녀의 친구들은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고 나름 새로운 삶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종일관 밝은 영상과 경쾌한 음악으로 연출되었던 것처럼 희망적인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좋습니다. 제 나이 32살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기에 이 드라마가 더욱 마음에 다가왔는지도 모릅니다.
한편 늦음과 함께 ‘이별’이라는 화두를 이야기하면서 이별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과연 사랑의 완성은 무엇일까? 20대 사랑과 결혼은 그리 가깝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한번의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20대가 많을 것입니다. 사랑과 이별의 관계는 삶 속에 생성과 죽음의 관계와 유사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30대 이후 사랑의 완성은 결혼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이 전부가 아닌 하나의 선택으로 생각하는 미국 드라마 속의 30대 이상 여성들의 생각에 열광하지만 한국을 살아가는 30대 여성은 스스로는 결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30대에게도 이별은 터부시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신이 몰입했던 사랑 후의 이별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기 때문에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또한 이별 후에 또 다른 사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별은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타인과 가까이 있어 더 외로운 느낌을 아느냐고 강변합니다. 문 밖 1m 내 또 다른 사람의 존재가 오히려 나를 외롭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만큼 사랑이 필요하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이별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존재 쉽게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30대 한국을 살아가는 남성으로 주변의 이성 친구들 결혼에서 자유로운 수 없게 만들어 버린 한국 사회가 유감입니다.
과연 이 도시가 아름다운가 자문을 해보면 쉽게 그렇다고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희미해진 자신의 존재는 거대한 도시의 일부로서 주어진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인생을 마치는 것을 아닐까라는 두려움 섞인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이 도시를 달콤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몫일 것입니다. 내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을 때 희미해져 버린 자신을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너무나 거대한 도시 속에서 결국 나의 친구들과 또 다른 세상을 만들고 그들과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 도시의 달콤함을 얻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이 도시가 달콤한 곳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글들]
2008/08/06 - [방영중] - 드라마 식객은 또다른 식객이다.
2008/07/31 - [방영중] - 드라마의 법칙을 따라가는 대한민국 변호사
'2000년대 중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늦음과 이별의 미학...달콤한 나의도시 (0) | 09:32:58 |
|---|---|
| 우리는 과연 달콤한 도시에서 살고 있을까? (14) | 2008/06/15 |
| [드라마/일지매] 일지매에 일지매가 없더라 (0) | 2008/06/12 |
| [드라마/도쿄여우비] 보통남자 신드룸과 컴플렉스 (2) | 2008/06/04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