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의 시청률을 넘어서면서 ‘식객’은 월화 드라마의 주도권을 굳게 지켜가고 있습니다. 워낙 탄탄한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주 조연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드라마로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만화, 영화를 통해 전체적인 스토리가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출가와 작가의 또 다른 해석을 통해 맛깔스러운 ‘식객’이 완성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만화 속 인물 같은 최불암 선생님, 직접 요리하는 김래원, 권오중, 원기준과 연기, 회가 거듭할수록 극중 인물과 동화되어 가는 남상미 등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이런 배우들의 매력 이외 드라마 ‘식객’은 인물 관계 및 스토리 전개에서 숨겨진 매력 포인트가 있습니다.
우선 영화 ‘식객’과 다르게 흑백, 선악의 인물구도를 탈피함으로써 주축 인물들을 좀더 현실감 있는 살아있는 인물들로 숨쉬게 만들었습니다. 선악의 구도를 붕괴시키고 오봉주와 이성찬의 고민과 고뇌를 통해 그들의 생각과 행동에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봉주가 성찬에게 느끼는 형제애와 질투심의 상반된 감정에 공감을 끌어냄으로써 시청자들은 그를 비판하면서도 상황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가벼운 혼란을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한편 아버지에게 최고가 되겠다고 약속한 성찬은 봉주를 이길 경우 가져올 이후 봉주의 실망과 좌절감을 미리 걱정하고 인정하면서 스스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결국 운암정을 도망치는 결정을 내립니다. 대령숙수의 후계자와 현재의 후계자라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성찬과 봉주 관계를 미묘하게 헝클러 놓으면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긴장감과 안타까움의 폭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편 성찬의 방황 속에 성장과 삶이라는 요소를 포함시키면서 운암정을 둘러싼 갈등의 틀을 벗어나 스토리에 양적, 질적 풍부함을 확대해주고 있습니다. 식객이 다른 음식관련 스토리와 다른 점은 실패와 성장이라는 인간의 감동적 요소가 적절하게 녹아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대령숙수의 후손으로 천재적 재능을 가진 성찬이 결국 봉주에게 패배를 하고 방황을 시작합니다. 이 방황을 그의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또 다른 기대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의 음식 드라마는 주인공이 난관에 부딪히지만 천재적인 아이디어와 우연한 인연으로 최고의 맛을 이끌어내면서 성공의 과정을 이어갑니다. 그러나 식객의 주인공 성찬은 마치 무도가가 무사 수행을 하듯이 요리수행 과정을 통한 요리와 삶을 관통하는 이치를 깨우쳐갑니다. 최근 15,16회 치매 걸린 할머니와 맛을 느끼지 못하는 진수의 어머니와 연관된 에피소드는 성찬의 요리 내공을 깊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드라마의 한정한 시간 속에서 성찬의 여행을 길게 보여줄 수 없지만 이후 그의 성공에 근거를 만들어주기에 꼭 필요한 설정일 것입니다.
‘식객’은 결국 ‘요리’라는 큰 테마를 중심으로 스토리는 집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봉주의 생각은 훌륭하지만 요리보다 경영에 치중하게 되면서 많은 것, 특히 사람들을 잃어가는 운암정은 맛, 정통, 정성 등 중요한 요리의 핵심을 잃어갑니다. 결국 성찬은 위기를 구원하게 되고 봉주와의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초반부터 빠른 전개와 박력 넘치는 요리 대결, 그리고 야식을 생각나게 하는 먹음직한 요리들 등……많은 볼거리만큼이나 인물 관계와 스토리 전개 역시 탄탄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진수’와 ‘성찬’의 러브라인 같은 소재의 비중을 자제하면서 요리라는 중심 주제를 놓치지 않는 측면이 드라마 ‘식객’이 인기몰이를 하는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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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전쟁이 끝나고 진수성찬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요즘 너무 좋습니다^^
2008/08/06 16:43그러게요 이번주에 했던 소소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은근한 재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측면을 더욱 기대했었습니다.
2008/08/06 16:46